지방에 계신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는데
말이 굉장히 어눌하시고,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술 드셨냐고 하니까 대답은 안하시고 계속 딴 소리를 하셨어요..
"아니 술 마신 게 아니고~ 저기 그거 있잖아~ " 이런식으로 문맥에 맞지 않는 말을 횡설수설 하시면서
뭔가 말씀을 하시려고 하는데 잘 표현이 안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한 5분 정도 대화를 시도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해도 계속 말씀을 하시는데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이를테면 "아빠 회식하고 오셨어요?" "아니 회식이 아니고~ 누가 만원을 줬는데~ 아니 그게 아니고~" 이런식으로 묻는 말에 대답은 안하시고 계속 횡설수설 하셨어요.
결국 전화 끊고 걱정이 돼서 동생이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동생도 말씀은 잘 하시는 것 같은데, 술 드신 거 같이 어눌하게 말씀하신다고 하네요. 저희 아빠가 평소엔 말씀도 굉장히 빠르시고 발음도 정확하시거든요.
결국 엄마가 다시 전화 드렸고, 아빠가 버럭 화를 내시면서 왜 밤 11시반에 전화하냐고 자고 있는데 깼다고 전화 끊으셨고 저희 셋다 너무 걱정돼서 집에 내려가봐야되나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통화 하고 10분 쯤 후에 아빠한테 전화가 와서 '누구랑 저녁 먹고 9시 반쯤에 들어와서 막 잠들려던 차에 전화가 와서 잠결에 받으니 단어가 잘 생각이 안나고 말이 잘 안나와서 그랬다'고 하시네요.. 아까 말하려던 단어는 아직도 생각이 안나신다면서도 잘자라고 인사도 하시고 이번에는 발음도 정확하게, 완벽한 문장과 표현으로 말씀하시긴 했어요.
그래도 걱정돼서 찾아보니깐 일시적 언어장애가 뇌졸중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 해서 질문 드려요.
저희 집은 대대로 고혈압+뇌졸중 병력이 있고, 저희 할아버지도 갑자기 발음이 안되고, 말이 안나오는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결국 뇌경색 진단 받고 15년을 반신불수로 투병하셨거든요 ㅠ
아무리 잠결이라고 해도 저희 아빠가 한번도 이런 적이 없으신데 갑자기 언어장애 수준으로 횡설수설하시고, 단어가 생각이 안나신다고.. 또 일시적으로 증상이 있다가 몇분 후에 멀쩡해지신 게 아무래도 걱정이 너무 되네요.
흔히 뇌졸중 전조증상은 발음이 안되고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라고 하는데, 단어가 생각이 안나거나 표현력이 떨어지는 전조증상이 있을수도 있나요?
가족력에다가 아빠가 고혈압도 있으시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으신 편이라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죠?
이게 만약 전조증상이 맞다면 당장 내일 뇌졸중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건가요?
아직 50대 초반이신데....너무너무 걱정됩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답변글 등록 : 2019-02-22 09:52:49
뇌졸중은 통계적으로 사망원인 2위이며 갑작스러운 발병을 하고, 마비 등의 후유증을 남기며,
재발을 잘하고, 중년 이후에 급증하는 뇌혈관질환입니다. 뇌졸중에는 혈관의 압력이 갑자기 급증해
터지면서 발생하는 ‘뇌출혈’,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이 있습니다.
뇌출혈은 갑자기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경색은 10~20% 정도에서 경고 증상이 있습니다.
이 경고 증상을 ‘일과성 뇌허혈발작’이라고 하며, 뇌혈관이 혈전으로 완전히 막히기 전에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풀리는 현상 때문입니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은 대부분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같은 증상이 자꾸 반복되는 경우 조만간 심각한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신호로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60대 이후에 발생하던 뇌졸중이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생활, 과로, 운동부족 등에 의해 최근 40~50대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부터 관리하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일과성 뇌허혈발작 후 10%의 환자에서 90일 이내에 뇌경색이 발생하고, 이중 절반정도가 48시간이내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은 허혈현상이 있는 뇌혈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증상이 대부분 곧 사라지며, 1회성인 경우가 많으므로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동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언어장애, 계산장애, 이상행동 등의 인지기능의 장애, 한쪽 눈이 일시적으로 잘 안보이거나
커튼이 내려오는 것처럼 눈앞이 어두워지는 시각장애, 팔다리 운동장애, 감각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동맥의 이상시에는 어지럼증, 물체가 둘로 보이고, 어눌한 발음, 얼굴 감각저하, 보행장애, 운동장애,
팔다리가 남의 살처럼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증상으로는 찻잔을
잡으려다가 떨어뜨리거나 단추채우기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이 의심되는 경우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를 통해 뇌졸중 위험인자를 조사합니다.
뇌MRI 촬영을 통해서는 기존의 뇌경색이나 뇌종양, 경질막밑혈종 등을 감별합니다. 목동맥 초음파,
경두개 초음파 검사, MRA로 목동맥과 두개내 동맥의 협착여부를 검사하며, 심각한 협착이 의심되면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뇌파 검사 등을 통해 경련성 질환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일과성 허혈발작으로 진단후에 신속히 검사를 받고 치료하면 뇌졸중을 경험하지 않고 후유증 없이
잘 지낼 수 있습니다. 뇌경색이 발생하기 전 경고증상이 있는 경우가 20%에 이르지만 대부분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일과성 허혈발작의 징후를 보이면 뇌졸중 위험인자들(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부정맥,
뇌혈관 협착 등)에 대해 확인하고 조절하며, 생활습관을 개선(금연, 짜고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규칙적인 생활, 운동 등)하여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질문자님의 아버님의 경우 일과성 뇌허혈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신경과 진료를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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